다른 사람을 따라 하고 싶은 마음, 심리
호텔 투숙객에게 수건 재사용 요청하려면
1.
환경을 보호합시다. 수건 재사용해주세요
2.
이 방을 묵었던 투숙객 중 80%는 수건을 재사용했답니다.
두 문구 중에 어떤 문구가 더 효과적일까?
심리학 실험에 따르면 정답은 2번이다.
환경보호라는 감정적 혹은 이성적 접근보다도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했다’ 라는
사회적 근거가 더 사람들 행동을 바꾸는 데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다.
**관련 링크
이런 예는 사실상 우리 실생활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SNS 상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된 컨텐츠에 더 먼저
눈이 간다. 아무리 재미가 있어도 공유의 수가 적거나 좋아요 수가 적으면 선뜻 호감이 가지 않는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쇼핑을 할 때도 그렇다. 그 쇼핑몰에서 사람들에
가장 많이 산 물건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하게 되고 구매 후기부터 보곤 한다. 광고문구나 쇼핑몰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를 곧이곧대로 믿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더 신뢰하고 그 의견에 행동을 바꾸는 경향이 많다.
온라인 뿐 아니라 오프라인도 똑같다. 백화점을 가도 사람 많은 매장에
더 가보게 된다. 사람 없는 곳은 잘 안가게 된다. 음식점도
마찬가지. 허름해 보여도 사람이 북적북적한 곳은 더 신뢰하게 되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또 다른 실험에서도 인간의 사회적 증거에 행동이 바뀌는 연구 결과를 볼 수 있다.
5명이 들어간 실험에서 당연히 답이
1인데, 4명이 다 5를 말한다. 그럼 나머지 1명은 과연 정답인
1을 말할까? 십중팔구 거의 다 틀린 답인 5를
말했다.
만약 체계적이고 시스템적인 사고를 했다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비논리적이라고
판단되면 소신 있게 자신의 주장을 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수건을 재사용하라는 이성적 호소글을
읽었을 때 오히려 더 행동이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 의견에 따라 본인의 태도를 바꾸었다.
결국 이런 실험들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사람의 속성은 사람은 사회로부터 소외되길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이전 포스트에서도 말했듯이 사람의
뇌는 비논리적이고 비체계적으로 정보처리를 한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 선택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선택이라면 사회적으로 소외되느니 차라리
자기의 판단을 바꾸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일례로, 사이비 종교의 지도자가 신도들로 하여금 죽음을 지시하더라도
그것을 의심 없이 따르며 집단 자살을 하게 되는 이유도 일종의 사회적 증거의 법칙과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소외되기를 싫어하는 동물이다. 그것은 생존의 본능 때문일 수도 있고, 학습된 결과일 수도 있다.
아마 인간의 고유한 특성으로 보는 것이 더 맞을 듯 하다. 만약 문화권적으로
서양이나 동양이 습성이 다르다면 사회적으로 학습된 습성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 실험들은 모두 다 서양에서
진행된 실험이다.
중요하게 생각해 볼 점은, 다수가 옳다고 하는 것도 항상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통념이 사람들 사이에서 자리잡고 있다. 이 나이때는 이렇게 해야 하고, 올바른 길은 이 길이고, 이럴땐 이렇게 하는 게 옳고, 이건 어떻다 저건 이렇다 등등… 사실이 아니지만 사실인 것들이 참 많은 사회인 것 같다.
다시 한번 그런 사회적 통념 속에서 나는 어떤 생각을,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모두가 맞다고 할 때 나는 아니다 라고 할 용기가 있는지도
돌아보게 되는 그런 마음 수련을 하게끔 하는 심리 실험이다.